거울 벽면 시공이란 벽 한 면을 여러 장의 거울 패널로 나눠 덮고, 이음매를 맞춰 한 면처럼 이어 붙이는 마감 작업입니다. 서울 용산의 한 상가였습니다. 원목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아래, 벽 한 면을 통째로 거울로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거울은 맞은편까지 한 번 더 비춰 주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 훨씬 넓게 읽힙니다.
벽 한 면을 거울 패널로 채운 모습입니다.
거울은 현장에서 자를 수 없나요?
자를 수는 있어도 절단면을 마감할 수 없습니다.
거울은 유리 뒷면에 반사막을 입힌 자재입니다. 유리를 끊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잘린 자리는 날카롭고, 그 단면으로 뒷면 반사막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 자리를 갈아 내고 다듬는 연마와 면취는 공장 장비가 하는 일입니다.
강화 처리를 한 거울은 아예 다릅니다. 강화유리는 열처리를 마친 뒤에는 자르거나 뚫거나 홈을 내는 것이 되지 않습니다. 손대는 순간 판 전체가 한꺼번에 깨집니다. 다시 만들려면 원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미 벽에 붙인 거울에 구멍을 뚫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벽에 눌려 고정된 판에 한 점으로 힘이 들어가면 구멍을 중심으로 금이 방사형으로 번집니다. 그래서 콘센트나 스위치가 지나가는 자리는 공장에서 미리 뚫어 옵니다. 물에 연마재를 섞어 고압으로 쏘는 방식이 쓰이는데, 유리를 때리지 않고 깎아 내기 때문에 열도 충격도 남지 않습니다.
목재는 대 보고 잘라도 되지만, 거울은 재고 나서 만들어 옵니다.
실측은 무엇을 재나요
벽 하나를 재는 게 아니라, 패널이 앉을 자리를 하나씩 잽니다.
벽 전체 길이 하나만 재서 몇 등분하는 방식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천장선과 바닥선이 완전한 수평이 아니고, 모서리도 정확한 직각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패널이 들어갈 칸마다 가로와 세로를 따로 잽니다. 이 현장에서도 칸별 치수와 그 치수로 몇 장이 필요한지를 벽에 그대로 적어 두고 시작했습니다. 벽에 적힌 숫자들을 보면 가로세로가 몇 밀리씩 다릅니다. 같은 벽인데도 자리마다 다르게 나온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그대로 발주 치수가 됩니다. 여기서 틀리면 뒤의 모든 공정이 같이 틀립니다.
칸별 치수와 수량을 벽에 적어 둔 채 패널을 대 보는 중입니다.
패널마다 번호를 왜 미리 적나요
비슷해 보여도 치수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로세로가 몇 밀리 차이 나는 판이 여러 장 섞여 있으면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하나씩 대 보며 맞는 자리를 찾는 방법도 쓸 수 없습니다. 큰 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동안 모서리가 부딪혀 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장에서 나올 때부터 판마다 라벨을 붙여 어느 자리에 들어가는지 표시해 둡니다. 현장에서는 라벨만 보고 그 자리로 바로 가져갑니다. 이 현장의 패널에도 한 장씩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라벨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앉히는 중입니다.
붙이는 순서도 미리 정해 둡니다. 어디를 기준으로 잡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먼저 정합니다. 순서가 섞이면 마지막에 남은 자리와 남은 판이 서로 안 맞는 일이 생깁니다.
번호가 없으면 현장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벽이 평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벽 모양이 상에 그대로 나옵니다.
거울은 뒤에 있는 면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벽이 안으로 들어간 자리에서는 상이 눌려 보이고, 튀어나온 자리에서는 늘어져 보입니다. 큰 거울에서 상이 일그러져 보인다면 대개 유리가 아니라 벽 문제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아주 작은 차이입니다. 유리업계에서 흔히 드는 기준으로, 1.2미터 남짓 구간에서 2~3밀리만 어긋나도 전신이 비치는 거울에서는 눈에 띈다고 봅니다. 맨 벽만 보면 절대 모릅니다. 사람이 비치는 순간 바로 보입니다.
그래서 붙이기 전에 곧은 자를 벽에 대고 가로, 세로, 대각으로 훑어 틈이 뜨는지 봅니다. 빛을 벽에 비스듬히 쏴 보는 방법도 씁니다. 이음매나 보수 자국이 그림자로 드러나는데, 그 그림자가 보이면 거울에도 나옵니다. 유리 두께도 영향을 줍니다. 얇은 판은 벽의 굴곡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두꺼운 판은 그 위를 건너뛰며 제 평면을 유지합니다.
거울은 뒤에 있는 면의 형태를 그대로 복사합니다.
여기서 어긋나기 쉽습니다
천장선과 바닥선은 수평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 끝에서 잰 높이를 반대쪽에도 그대로 쓰면 마지막 한 장에서 틈이 벌어집니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그렇고, 이 현장처럼 천장에 목재 구조가 드러난 곳은 그 아래 마감선이 어디까지 내려와 있는지도 자리마다 다릅니다.
기준선을 먼저 하나 잡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바닥이 기울어 있어도 거울이 앉는 선은 수평으로 잡아야, 이어 붙였을 때 이음매가 한 줄로 섭니다. 바닥을 따라가면 거울까지 같이 기울어 보입니다.
전기 배선이나 스위치 위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측하는 것도 어긋나기 쉬운 자리입니다. 박스가 나중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미리 뚫어 온 구멍과 자리가 어긋나, 커버가 그 틈을 못 덮습니다. 그때는 그 판을 다시 만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천장 밑선과 만나는 상단입니다. 이 선이 자리마다 조금은 다르기 때문에 딱 맞추기 보다, 최상단은 조금 더 여유를 줍니다.
거울은 무엇으로 붙이나요
거울 전용 접착제만 씁니다.
일반 건축용 접착제에는 용제가 들어 있습니다. 굳으면서 이 성분이 증발하는데, 뒷면 보호도막의 미세한 구멍으로 스며들어 반사막을 부식시킵니다. 가장자리부터 검게 번져 들어오는 얼룩이 이렇게 생깁니다.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고, 판을 갈아야 합니다.
거울용으로 나온 접착제는 용제가 없고 반사막에 반응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붙이는 방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세로 방향으로 줄을 여러 개 놓되 줄과 줄 사이를 띄우고, 가장자리에서는 안쪽으로 물러나 시작합니다.
테두리를 빙 둘러 막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방을 막으면 뒤에 습기가 갇히고, 그 습기가 가장자리부터 반사막을 상하게 합니다. 줄 사이 빈틈이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됩니다.
접착만으로 벽에 붙나요
큰 판은 아래에서 받쳐 줘야 합니다.
유리는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접착만으로 매달아 두면 무게가 접착면 한 곳에 계속 걸립니다. 그래서 아래에 받침을 먼저 대고 그 위에 거울을 앉힙니다. 받침이 무게를 받고, 접착과 클립이 앞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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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접착만 |
받침 + 접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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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받는 곳 |
접착면이 전부 받음 |
아래 받침대가 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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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짐 방지 |
접착에만 의존 |
접착과 클립이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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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판 |
권하지 않습니다 |
이 현장에서 쓴 방식 |
받침은 수평으로 잡습니다. 바닥이 기울어 있으면 받침 아래에 얇은 쐐기를 넣어 선을 맞춥니다. 벽을 평평하게 만들 수는 없어도, 거울이 앉을 면은 만들 수 있습니다.
금속 클립이 유리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지켜야 합니다. 맨 금속이 유리 모서리에 물리면 그 자리부터 깨집니다. 사이에 무른 재질을 한 겹 끼워 하중을 퍼뜨립니다.
붙이고 나면 무엇을 확인하나요
이음매가 한 줄로 서 있는지 봅니다.
거울은 이음매가 그대로 보이는 마감이라, 한 장만 틀어져도 그 선이 꺾여 보입니다. 붙인 뒤에는 옆으로 밀어서 조정하지 않습니다. 접착제는 닿는 순간부터 물리기 때문에, 밀면 줄이 뭉개져 접착면이 무너집니다.
멀리 떨어져서 사람이 비치는 상태로도 봅니다. 가까이서 보면 멀쩡한데 몇 걸음 물러나면 드러나는 굴곡이 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굳을 때까지는 건드리지 않고 둡니다.
이어 붙이기를 마친 벽면입니다.
어디까지 직접 하실 수 있나
직접 하실 수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벽에 곧은 자를 대고 틈이 뜨는지 훑어 보는 것, 붙일 면에 콘센트나 스위치가 몇 개 지나가는지 세어 두는 것, 천장선과 바닥선이 수평인지 수평계로 확인해 두는 것.
저희 같은 사람이 볼 일은 이렇습니다. 칸별로 나눠 실측하고 발주 치수를 뽑는 경우, 벽이 고르지 않아 받침과 쐐기로 평면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 타공 위치를 잡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한 가지는 미리 말씀드립니다. 거울 패널은 무겁고 모서리가 날카롭습니다. 큰 판은 혼자 들지 마시고 장갑을 낀 채로 두 사람이 잡으세요. 이미 벽에 붙어 있는 거울에는 구멍을 내지 마세요. 깨진 거울은 조각이 길고 날카롭게 갈라집니다.
자주 묻는 것
Q. 거울은 현장에서 못 자르나요?
유리를 끊는 것과 절단면을 마감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연마와 면취는 공장 공정이고, 강화 처리된 거울은 재단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Q. 벽이 울퉁불퉁하면 거울을 못 붙이나요?
붙일 수는 있지만 상이 일그러집니다. 받침과 쐐기로 거울이 앉을 평면을 따로 만들거나, 바탕판을 대고 그 위에 붙이는 방법을 씁니다.
Q. 일반 실리콘이나 건축용 접착제로 붙이면 안 되나요?
용제 성분이 뒷면 반사막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거울용으로 나온 접착제인지 표시를 확인하고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거울 가장자리가 검게 번지는 건 왜 그런가요?
뒷면 반사막이 상한 것입니다. 습기나 접착제 성분이 원인이 되는데, 번지기 시작하면 닦아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거울을 붙일 벽 사진과 그 면에 콘센트가 몇 개 지나가는지만 알려 주시면,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보이는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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