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이란 물이나 가스를 보내기 위해 벽과 바닥 안에 깔리는 관입니다. 집을 수리하다 보면 파란색 관, 빨간색 관, 은색 주름관, 구리색 관, 회색 관이 뒤섞여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다 같은 파이프인데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급수, 급탕, 난방, 배수관이 하는 일이 다르고, 각각 견뎌야 하는 온도와 압력이 다르기 때문에 재질이 달라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집에서 볼 수 있는 관 다섯 가지를 정리합니다. 각각 어디에 쓰이는지, 왜 그 자리에 그 관이 들어가는지, 그리고 직접 손댈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까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PB관 — 급수와 급탕의 기본
신축 건물 냉온수 배관의 표준입니다.
PB관은 폴리부틸렌이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관입니다. 현장에서는 에이콘이라고 부릅니다. 파란색이 냉수, 빨간색이 온수입니다. 부드러워서 손으로 구부릴 수 있고, 부속도 공구 없이 손으로 끼워 체결합니다. 지금 짓는 아파트나 빌라의 냉온수 배관은 거의 이 관입니다.
PB관(에이콘)입니다. 파란색이 냉수용, 빨간색이 온수용이고, 부속을 손으로 끼워 연결합니다.
원래 유럽에서 노출 배관용으로 설계된 것이어서 콘크리트에 매립할 때는 보호관을 씌우는 것이 좋습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라 겨울에 장기간 비우는 집이라면 동파에 주의해야 합니다.
XL관 — 난방의 기본
바닥 난방 배관으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XL관(엑셀관)은 교차결합 폴리에틸렌이라는 소재로 만든 관입니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분자 구조가 촘촘해서 높은 온도와 압력을 견딥니다. 냉수, 온수, 난방 어디에나 쓸 수 있지만, 지금은 바닥 난방 배관에 가장 많이 들어갑니다. 누수율이 낮고, 얼었다 녹아도 원래 형상으로 돌아오는 특성이 있습니다.
XL관입니다. 바닥 난방 배관에 가장 많이 쓰이고, 직사광선에 약해 반드시 매립해서 사용합니다.
사진: ㈜미성 제품 이미지 (제조사 홈페이지)
단점은 직사광선입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짧은 시간 안에 열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반드시 벽이나 바닥 안에 매립해서 써야 합니다. 밖에 드러나는 구간에는 보호 커버를 씌웁니다.
스텐주름관 — 좁은 자리의 연결
보일러 아래, 세면대 뒤처럼 좁은 곳에서 씁니다.
스텐주름관은 스테인리스 강판을 주름 모양으로 성형한 관입니다. 주름이 있어서 손으로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꿔야 할 때 편합니다. 보일러 밑단, 세면대와 싱크대 뒤쪽 연결에 많이 보입니다.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녹이 슬지 않고 위생적이며, 가스 배관에도 쓰입니다.
스텐주름관입니다. 주름 덕분에 손으로 구부릴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 기기와 배관을 잇는 데 씁니다.
사진: 동아금속주름관(주) 제품 이미지 (제조사 홈페이지)
주름 구조 때문에 관 안쪽에 마찰이 생겨서 물이 흐르는 속도가 다른 관보다 느립니다. 그래서 긴 거리를 직선으로 잇는 주배관에는 쓰지 않고, 기기와 배관을 잇는 짧은 연결 구간에 씁니다. 절단면이 날카로워 시공할 때 장갑이 필수입니다.
동관 — 오래된 집의 급탕과 난방
열 전도율이 가장 높은 관입니다.
동관은 구리로 만든 관입니다. 열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난방과 급탕에 사용됩니다. 오래된 아파트의 벽을 열면 구리색 관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동관입니다. 수명이 길고 견고하지만 용접으로 이어야 해서 시공에 기술이 필요합니다.
동관입니다. 구리 특유의 색이 보이고, 용접이나 링집으로 연결합니다.
사진: LS메탈 제품 이미지 (제조사 홈페이지)
지금 신축에서는 XL관과 PB관에 자리를 내주었지만, 기존에 동관이 깔린 집에서 부분 교체를 할 때는 여전히 동관을 씁니다. 다른 재질의 관과 직접 이으면 이종 금속 부식이 생길 수 있어서, 연결 부위에 절연 이음쇠를 넣어야 합니다.
PVC관 — 배수의 기본
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빼는 관입니다.
PVC관은 폴리염화비닐로 만든 배수 전용 관입니다. 회색이 일반 배수, 흰색이 위생 배수입니다. 값이 싸고 접착제로 접합하기 때문에 가공이 쉽습니다. 화장실, 주방, 세탁기 배수관이 대부분 이 관입니다.
PVC관입니다. 배수 전용이고 급수나 난방에는 쓸 수 없습니다. 접착제로 이어 붙입니다.
급수나 난방에는 쓸 수 없습니다. 열에 약해서 뜨거운 물이 계속 흐르면 변형됩니다. 압력을 견디는 용도가 아니라 물이 중력으로 흘러내리는 배수 전용입니다. 간혹 배수관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것은 뜨거운 물이 지나가면서 PVC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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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관 (에이콘) |
XL관 |
스텐주름관 |
동관 |
PVC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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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용도 |
급수·급탕 |
난방 |
기기 연결 |
급탕·난방 |
배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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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질 |
폴리부틸렌 |
교차결합 PE |
스테인리스 |
구리 |
폴리염화비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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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
손 체결 |
전용 공구 |
손 조립 |
용접 |
접착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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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 |
구부림 가능 |
구부림 가능 |
매우 유연 |
직관만 |
직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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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
보통 |
높음 |
높음 |
매우 높음 |
낮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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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많이 쓰이는 곳 |
신축 냉온수 |
바닥 난방 |
보일러·수전 연결 |
기존 건물 보수 |
모든 배수 |
어디까지 직접 바꿀 수 있나
세면대·싱크대 아래 연결관 정도는 직접 할 수 있습니다.
세면대 아래 스텐주름관이 낡았거나 샤워기 호스를 바꾸는 정도는 철물점에서 부속을 사서 직접 할 수 있습니다. 스텐주름관과 소켓을 사서 손으로 돌려 끼우면 됩니다. PVC 배수관이 갈라진 것도 접착제와 이음쇠로 부분 교체가 가능합니다.
벽이나 바닥 안에 매립된 PB관이나 XL관은 직접 하기 어렵습니다. 매립관은 어디서 새는지 찾는 것부터가 장비가 필요하고, 이으려면 바닥을 까야 합니다. 관 재질이 뭔지 모르겠으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시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집 안에서 각 관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한눈에 보여 주는 배치도입니다.
자주 묻는 것
Q. PB관과 XL관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PB관(에이콘)은 관 표면에 브랜드와 규격이 인쇄되어 있고, 부속이 손으로 끼우는 방식입니다. XL관은 표면에 PE-X 또는 XL이라고 적혀 있고, 전용 공구로 관 끝을 확관해서 끼웁니다. 색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오래된 관은 전부 바꿔야 하나요?
누수나 녹물이 없다면 당장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연도금강관이 깔린 집이라면 교체를 권합니다. 이 관은 안쪽에 녹이 슬면서 수질이 나빠지고, 현재 식수용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Q. 관 종류가 다르면 이을 수 없나요?
이을 수 있습니다. 이음쇠가 그 역할을 합니다. PB관에서 스텐주름관으로, 스텐주름관에서 동관으로 이어야 할 때 각각에 맞는 어댑터를 사이에 넣습니다. 다만 구리와 스테인리스처럼 다른 금속끼리 직접 닿으면 부식이 생기므로, 절연 이음쇠를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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